동강 앞에 앉아
- 작성자최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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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서강을 지나
동강 앞에 앉았습니다.
흐르는 물을 바라보면서
마음의 잔상처럼 남아 있는 언어들을
흘려 보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받아드렸습니다
문교부는 흘려 보내고
교육부는 받아 드리고
몸부림처도 좀처럼 입안에서만 맴도는
단어를 외어 봅니다
“ 입학학업지속지원본부”
오후의 강물은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데
그 물결위에 정량의 수치와 정성의 기준을 세우는
저를 봅니다.
자식은 많고
들어오는 돈이 적어 고민하던 내 엄마의 둘째가 총장이 되서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베드로의 설교 속에 순종이 순증으로 보이는 날.
순증이 되고
충원이 되기를 바라면서...
접이식 의자에 몸을 기대어
발을 길게 뻗어 봅니다
지금 익혀져 가는 언어들이
마음의 굴레가 되지 않고
동강 앞에 보이는 저 절벽에서
샘을 내는 언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